안녕하세요 학생분. 글을 읽는데 남일 같지가 않아서 저도 모르게 글을 쓰게 되네요. 저도 어릴 때 아버지가 거실에서 담배를 태우셔서 온 집안에 냄새가 배는 건 물론이고, 제 방에까지 담배 연기가 스며들어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창문을 열어도 소용없고, 머리는 지끈거리고.. 가족이라 더 강하게 말하기도 어려워 답답해했던 마음이 어땠을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아버님께서 전자담배는 괜찮다고 하시는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아마 연초 담배에 비해 냄새도 덜하고, 유해성도 적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일 거예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그렇게 알고 계시지만, 실내 흡연에 있어서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것은 연기가 아닌 증기이지만, 그 증기 안에는 PG, VG, 향료 등 여러 화학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3차 흡연'이라는 개념을 아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흡연자가 뿜어낸 증기 입자는 매우 미세해서 세탁기나 벽, 건조 중인 빨래 등에 달라붙게 됩니다. 이 입자들이 공기 중 다른 물질과 반응하며 또 다른 유해 물질을 만들어내고, 오랜 시간 머물며 가족들의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학생분이 겪는 두통도 이런 간접적인 영향과 무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냄새' 자체가 유해물질이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학생분께 드리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은, 아버님께 감정적으로 '나가서 피워!'라고 하기보다는, 아빠의 건강과 더불어 '가족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을 이성적인 정보와 함께 전달하는 것입니다. 실내 전자담배 흡연의 유해성이나 3차 흡연에 대한 짧은 뉴스 기사나 영상을 찾아서, "아빠, 제가 이것 때문에 머리가 계속 아픈 것 같은데, 잠시만 같이 봐주세요" 하고 진지하게 대화를 시도해보세요. 무조건적인 비난이 아니라, 객관적인 정보와 학생분의 건강 상태를 근거로 이야기하면 아버님께서도 이전과는 다르게 받아들이실 가능성이 큽니다.
부디 아버님과 원만하게 대화가 잘 풀리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